일용직 산재, 퇴직 후에도 무릎 관절염·인공관절 수술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그만둔 지 몇 해 지난 건설 일용직도 무릎 관절염과 인공관절 수술을 산재로 신청할 수 있는지, 퇴행성 진단과 근무 이력 증명, 청구 기한까지 묻고 답하기로 풀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당을 받으며 수십 년을 보내신 분들의 무릎은 대개 소리 없이 닳아 갑니다. 다친 날이 따로 없으니 산재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고, 일을 그만두신 뒤에는 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은 퇴직하신 어르신과, 부모님 대신 알아보시는 자녀분들이 흔히 품는 질문을 하나씩 골라 법령과 공공기관 안내에 적힌 대로 답해 드립니다. 궁금한 질문부터 골라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1.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됐는데, 퇴직자도 산재 대상인가요?
네,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은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일을 해 온 경력이 있는 근로자의 팔·다리·허리에 병이 생기거나 나빠지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지금 현장에 나가시는지가 아니라, 무릎에 무리가 가는 일을 해 오셨는지를 묻는 규정입니다.
법에는 이런 조항도 있습니다.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하여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산재보험법 제88조). 일터를 떠나셨다고 해서 권리까지 함께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이 꼽은 몸에 부담을 주는 일은 다섯 갈래입니다.
-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되풀이하는 일
- 무리하게 힘을 써야 하는 일
- 불편한 자세를 오래 버텨야 하는 일
- 진동이 있는 작업
- 그 밖에 몸의 특정 부위에 부담이 가는 상태에서 하는 일
쪼그려 앉아 철근을 묶던 일, 무릎을 꿇고 바닥 타일을 붙이던 일, 무거운 자재를 지고 계단과 비계를 오르내리던 일이 모두 이 안에서 살펴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2. 일용직이라 현장이 수십 곳인데 그래도 되나요?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빠지지 않습니다. 산재보험법은 근로자를 근로기준법의 근로자로 정하고, 근로기준법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받으려고 일을 제공한 사람을 근로자로 봅니다. 하루 단위로 일당을 받으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을 옮겨 다니는 일의 특성은 고용노동부 고시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병이 일 때문인지 판단할 때 다음을 함께 보도록 적혀 있습니다.
- 몸에 걸린 부담의 정도
- 직업력, 곧 어떤 일을 해 왔는지
- 일이 띄엄띄엄 있었는지(간헐적 작업)
- 한곳에 머물지 않는 일이었는지(비고정 작업)
- 그 일에 종사한 기간
- 질병의 상태
여러 현장을 오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흠이 되지 않습니다. 조사할 때 함께 따지는 항목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장 이름을 다 기억하는 것보다, 어느 시기에 어떤 자세로 무슨 일을 했는지를 차근차근 떠올려 두는 것입니다.
3. 병원에서는 "퇴행성"이라고 하던데요
가장 많이 마음에 걸려 하시는 대목입니다. "나이 들어 생긴 병이니 산재는 아니겠지" 하고 미리 접으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행령 별표 3은 이 경우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 시행령에 적힌 경우 | 쉽게 풀면 |
|---|---|
| 몸에 부담을 주는 일로 기존 질병이 악화되었음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봅니다 | 원래 있던 무릎 병이 일 때문에 더 나빠졌다면 |
| 몸에 부담을 주는 일로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봅니다 | 누구나 나이 들면 닳는 무릎이 일 때문에 남보다 일찍, 더 많이 닳았다면 |
| 일과 관련 없는 다른 원인으로 생겼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보지 않습니다 | 일과 상관없는 원인이 따로 밝혀진다면 |
그러니 진단서에 "퇴행성"이라는 말이 적혔다는 것만으로 길이 닫히지는 않습니다. 시행령 제34조도 공단이 업무상 질병을 판정할 때 근로자의 성별, 연령, 건강 정도와 체질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나이를 함께 살피되, 나이 하나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심사에서 무게가 실리는 질문은 "얼마나 닳았나"보다 "어떤 일을 얼마나 오래 해서 이렇게 되었나"입니다. 같은 연배의 다른 분들보다 이르게 또는 더 심하게 나빠졌다는 점을, 일해 온 내용과 나란히 보여 드리는 것이 준비의 중심입니다.
4. 무릎 관절염에도 정해진 직종이나 근무 기간 기준이 있나요?
고용노동부 고시(제2026-14호, 2026년 2월 23일 시행)에는 정해진 상병·직종·근무기간·유효기간을 채우면 일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표(별표 1)가 있습니다. 다만 이 표에 오른 무릎 질병은 반월상연골 파열 하나이고, 무릎 관절염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 항목 |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의 기준 |
|---|---|
| 건설 직종 | 용접공, 배관공, 형틀목공, 석공, 전기공, 철근공, 미장공, 비계공 |
| 그 밖의 직종 | 조선업의 여러 직종, 제조업 용접공, 택배원, 이사작업원, 쓰레기수거원(재활용 포함), 어린이집 보육교사 |
| 근무기간 | 5년 이상 |
| 유효기간 | 몸에 부담을 주던 일을 그만둔 다음 날부터 처음 진단받은 날까지 12개월 이내 |
관절염이 표에 없다고 해서 신청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표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앞에서 말씀드린 부담 정도, 직업력, 기간 같은 사정을 모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고시는 몸에 걸린 부담을 재해조사 내용을 토대로 인간공학 전문가, 산업위생 전문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등의 의견을 들어 평가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반대로 표에 들어맞는 반월상연골 파열도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는 뜻이지, 조사 없이 승인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든 일해 온 내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 주느냐가 관건입니다.

5. 일용직이라 증명할 서류가 없어요
근로계약서도 없고 다니던 업체도 문을 닫았다며 한숨부터 쉬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한 흔적은 생각보다 여러 공공기관에 나뉘어 남아 있습니다. 한 장으로는 빈 곳이 있어도, 여러 장을 겹쳐 놓으면 일해 온 세월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 자료 | 받는 곳 | 보여 주는 것 |
|---|---|---|
|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적립내역 | 건설근로자공제회(건설e음 누리집, 방문, 1666-1122) | 퇴직공제가 적용된 현장에서 일한 기록 |
| 건설근로자 경력증명서 | 건설근로자공제회 | 공제회에 쌓인 현장별 근무 경력 |
|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서(근로자용) | 근로복지공단(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지사 방문) | 일용직으로 신고된 사업장과 근무 내역 |
|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증명서 | 국민연금공단, 정부24 | 직장 가입 기간과 그때의 사업장 |
자료를 모으실 때 알아 두시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 퇴직공제 적립내역은 퇴직공제제도가 적용된 사업장에서 일한 분의 기록입니다. 적용되지 않은 공사에서 일한 날은 여기에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근로복지공단의 증명원은 대리인이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본인 신분증, 대리인 신분증, 위임장을 준비합니다.
- 공공 기록이 비어 있는 시기는 일당이 들어온 통장, 함께 일한 동료의 확인, 그 무렵 현장 사진 같은 자료로 메웁니다.
서류를 모두 갖춘 다음에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도쯤, 어느 지역 현장에서, 무슨 일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두시기만 해도 첫걸음으로 충분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분진이나 석면을 오래 마셔 오셨다면 폐암 산재 인정 기준 글도 함께 살펴보세요.
6. 수술은 이미 했는데요, 늦은 건 아닌가요?
이미 인공관절 수술을 마치셨어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산재 치료비 보상(요양급여)은 원래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하는 방식이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대신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법에 적혀 있습니다(제40조). 또 건강보험으로 먼저 처리된 진료비를 산재 쪽에서 정산하는 규정도 있습니다(제90조). 건강보험으로 수술을 먼저 받으신 분들이 뒤늦게 산재를 신청하는 길이 이렇게 열려 있습니다.
다만 기한이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가 요양을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3년 동안 쓰지 않으면 시효로 사라진다고 안내합니다. 수술받으신 지 3년이 가까워진다면 조금 서두르시는 편이 좋습니다.
치료가 끝난 뒤 남은 장해에 대한 보상(장해급여)은 기한이 따로 5년입니다. 치료비 쪽 기한이 빠듯하더라도 장해급여는 아직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날짜를 하나씩 짚어 보시길 권합니다.

7. 그만둔 지 3년인데 지금 신청해도 되나요?
"퇴직하고 3년이 지나면 끝"이라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법이 정한 기한(소멸시효)은 퇴직한 날이 아니라 보상마다 정해진 날부터 셉니다. 산재보험법 제112조와 생활법령정보의 안내를 묶으면 이렇습니다.
| 보상 | 무엇인가요 | 청구 기한 |
|---|---|---|
| 요양급여 | 진찰, 수술, 입원, 재활치료 같은 치료비 | 요양을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3년 |
| 휴업급여 | 치료 때문에 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보상, 하루 평균임금의 70% | 휴업한 날의 다음 날부터 3년 |
| 장해급여 | 치료가 끝난 뒤 남은 장해에 대한 보상, 등급에 따라 연금 또는 일시금 | 치유된 날의 다음 날부터 5년 |
여기서 "치유"는 완전히 나았다는 뜻만이 아닙니다. 치료를 더 해도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증상이 굳어진 상태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인공관절 수술 뒤 재활을 마치고 상태가 자리 잡은 때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알아 두시면 든든한 조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업무상 재해인지 판단을 받아야 하는 첫 청구를 하면, 그 청구로 생기는 시효 중단의 효력이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칩니다(제113조). 처음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일이 다른 보상의 시계까지 함께 멈춰 주는 셈입니다.
따라서 그만둔 지 3년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 진단을 받으셨고, 언제 치료와 수술을 받으셨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반월상연골 파열처럼 고시의 표를 따르는 경우에는 일을 그만둔 뒤 12개월 안에 처음 진단받았는지가 따로 고려된다는 점만 기억해 두세요.
8.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깊은 계산보다 큰 줄기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휴업급여는 일하지 못한 기간이 3일 이내면 나오지 않고, 받는 분이 61세가 되면 그 뒤로는 법의 별표에 따라 나이에 맞춰 다시 산정합니다(제52조, 제55조).
- 평균임금은 산정할 이유가 생긴 날부터 1년이 지나면 해마다 임금이나 물가 변동에 맞춰 조정됩니다(제36조). 오래전 일당이 그대로 굳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장해급여는 남은 장해의 정도로 등급을 정하고, 등급에 따라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습니다(제57조).
퇴직 뒤 신청하신 분의 휴업급여가 어느 기간에 어떻게 지급되는지는 개인 사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판단합니다.
9. 그러면 어떤 분이 상담을 받으실 수 있나요?
저희와 함께하는 제휴 전문가는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 건설일용직, 제조업 등 직종을 가리지 않습니다.
- 지금 일하고 계신 분도, 이미 퇴직하신 분도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 무릎 관절염이나 인공관절 등으로 최근 5년 안에 진단을 받으셨거나 수술을 하셨고, 일해 온 이력이 있는 분이 대상입니다.
진단이나 수술이 5년을 넘긴 경우, 근무 이력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이미 불승인 결정을 받으신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상담을 도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단이나 수술 날짜가 5년에 가까워지고 있다면 조금 일찍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상담을 받는다고 결과가 미리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걸어 볼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10. 자주 묻는 질문
반월상연골 수술만 받았는데 이것도 해당되나요?
해당될 수 있습니다.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은 고용노동부 고시의 표에 오른 상병입니다. 건설 용접공·배관공·형틀목공·석공·전기공·철근공·미장공·비계공 등으로 5년 이상 일하고, 그 일을 그만둔 다음 날부터 12개월 안에 처음 진단받으셨다면 일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에 조금 못 미치더라도 일의 부담을 종합해 판단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아버님 일을 자녀가 대신 알아봐도 되나요?
괜찮습니다. 아버님·어머님께 먼저 말씀드리고 동의를 받으신 뒤 자녀분이 상담을 신청하셔도 됩니다. 근로복지공단의 고용보험 증명원처럼 위임장과 양쪽 신분증을 갖추면 대신 받을 수 있는 서류도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기억하시는 현장과 하신 일을 함께 적어 두시면 상담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공제회 내역에 일한 날이 실제보다 적게 나와요
퇴직공제 적립내역에는 퇴직공제제도가 적용된 사업장에서 일한 기록이 쌓입니다. 적용되지 않은 현장이나 신고가 빠진 날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서, 국민연금 가입 기록, 일당이 들어온 통장을 나란히 놓고 빈 기간을 채워 보세요.
신청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엇을 하면 되나요?
평소처럼 치료를 이어 가시면서 진료 기록과 영수증을 잘 보관해 두시면 됩니다. 무릎 관절염 같은 근골격계 질병은 일과의 관련성을 따지는 조사가 들어가므로, 일해 온 내용에 대해 다시 물어 올 수 있습니다. 그때 답하실 수 있도록 시기별로 하신 일을 메모해 두시면 좋습니다.
평생 몸으로 버텨 오신 무릎입니다. "나이 탓이겠지" 하고 혼자 삼키지 마시고, 그 세월이 어떤 일로 채워졌는지 한번 함께 짚어 보셨으면 합니다. 서류가 부족해도, 기억이 흐릿해도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저희가 차근차근 길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산재 인정 기준과 보상 금액, 연금 산정 방식, 청구 기한 등은 법령 개정과 연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